처음 블로그를 개설할 때 미니멀라이프 프로젝트를 한다고 카테고리를 만들고 글을 올렸지만, 한동안은 글을 쓰지 않았다. 

미니멀하고 심플하고 간소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작은 꿈을 안고 시작한 미니멀라이프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삶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의문과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물욕과 그에 맞서는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나의 의지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시중에 나와있는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물욕을 비우기보다는

오히려 특정 브랜드로 집을 꾸며야 멋진 미니멀라이프를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속에 

그런 집을 꾸미고픈 욕구에 매일같이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를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고,

그와 더불어 캡슐 옷장이라는 키워드로  Pinterest를 검색하며 

갖춰야 하는 옷들과 필요없는 옷들을 구분 지으며 나의 패션코드를 정의하려고 애썼다.


어떤 면에서는 그러한 고민들이 불필요한 사치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고민의 흔적들이기에 소중할 수 있지만,

시간과 에너지를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하기보다 내가 혼자 즐기는 미니멀라이프라는 것에 낭비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하게 됐다.


각자에게 맞는 미니멀라이프가 있고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견해가 있는 것처럼

나도 나에게 맞는 미니멀라이프를 찾아가는 중이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을 흉내내어 보았다가 '이게 아니구나' 깨닫기도 하고,

무조건 물건을 비우기만 하는 것이 미니멀라이프가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 또한 더 가치있게 사용하는 것도 미니멀라이프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됐다.


미니멀라이프가 자칫 나 자신과 이웃에게 궁색해지는 것도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지나친 탐욕과 욕심으로 비만에 걸린 것 같은 생활이 아닌,

가벼운 배낭을 메고 여행하는 것 같은 생활을 하면서 나의 이웃들에게만은 넉넉해지리라는 소원을 가져본다. 


또한 화려하고 유익한 글을 쓰지 못할까봐 글을 쓰지 못한 것도 있는데,

그런 부담들도 내려놓고 나의 사소하고 작은 기록들을 이 곳에 적기로 다짐한다.


물욕을 견디는 나의 흔적들, 

나 자신을 위한 채움보다는 비움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려는 작은 노력들, 

인터넷에 여러가지 미니멀라이프 관련 글들을 보고 느낀 점들 등등을 적기로 다짐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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