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를 심플하고 간결하게 유지하고 싶다. 그러나 아름답고 싶다. 


미니멀라이프라는 키워드로 검색되는 미니멀라이프 옷장 이미지들은 대체로 무채색의 옷들이 많다. 

서로 무난하고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옷들이고 실패가 적은 옵션이다. 


어렸을때 곡물색의 옷들과 버건디에 가까운 보라색의 코트가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어서

스스로 가을웜톤으로 여기고 옷들을 고를 때나 화장품을 고를 때 고즈넉한 카페가 연상되는 색,  

말린 장미나 말린 벽돌 색 등을 골랐는데 뭔가 안 어울리고 칙칙해보여서 갸우뚱할 때가 많았다.

미니멀한 옷장을 유지하고 싶지만, 옷을 입을 때 스스로 마음에 들고 편하게 느끼기보다

어울리지 않고 칙칙해보여 만족스럽지 않은 마음에 의류 쇼핑몰을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드디어 퍼스널컬러 상담을 받았다. 

평소에 색조 화장이 어울리지 않아 뷰티쪽에 신경을 많이 안 썼기 때문에 

퍼스널컬러 상담 받는 것도 왠지 사치스럽게 여겨져 망설이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퍼스널컬러를 제대로 알고 나면, 옷 고르기에 실패해 버려지는 옷들이 없겠고 (그동안 실패했던 립스틱들도..)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옷을 만족하며 잘 입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진단받기로 결정했다.


전부터 관심은 많아서 인터넷에서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지만 난 가을웜톤일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다른 톤 쪽은 별로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진단 결과 내가 '봄라이트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충격)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구매를 피했던 흰끼가 섞인 파스텔톤의 색들이

나의 피부톤을 밝혀주고 화사하게 해준다니..! 

심지어 갖고 있던 톤 다운된 립스틱이.. 가을웜톤이 아니라 쿨톤이었다니.. 톤알못 인정.


스스로 뿔테가 어울리는 선생님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서 가을웜톤의 이미지가 나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봄봄하고 여리여리한 색이 어울린다니 그동안 몰랐던 나를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ㅋㅋ

톤다운된 색들은 가을뮤트의 중간 채도의 색깔까지도 어울리는걸 보니, 스스로 가을웜톤일 것이라는 생각이 한편으로 일리는 있었다.

베이비핑크가 잘 어울리는 봄라이트톤의 나야 안녕? 





아쉽게도 핸드폰 카메라의 설정을 잘 못잡아서 사진상으로는 차이를 못 느끼지만..




무채색과 베이비핑크, 그리고 다른 파스텔톤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나만의 미니멀라이프 옷장을 머릿속에 디자인해본다.

물론 이 핑계로 무분별하게 옷을 사재기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고 잘 어울리는 옷을 오랫동안 잘 입을 생각으로 신중히 구매할 생각이다.


미니멀라이프를 조금씩 실천하면서 예쁜거 보면 막 사고 싶은 유혹을 느껴서 그 본능을 거스리는 수련(?)을 할 때가 많다.

지금은 물건을 줄이고, 소비습관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조정하는 것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미니멀라이프라는 것이 물건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인생을 여행이라고 봤을 때, 짐을 줄이고 가볍게 떠나 괜한 수고에서 자유롭고 싶다.

그러나 본질적인 것에 있어서 풍성함을 누리는 삶을 살고 싶다.

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으며 (생각 많이 하고 행동했음에도) 결국 뻘짓으로 여겨질 수도 일들도 일단 도전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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